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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제3장 6·3세대의 시대적 사명

63동지회 2024. 2. 29. 18:48

제3장 6·3세대의 시대적 사명

      우리는 지금 역사적 전환기에 서 있다.  국제적으로는 냉전이 종식되고 새로운 세계질서가 모색되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30여 년 간 지속되어온 군부독재 권위주의 지배가 종식되고 새로운 정치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전환기를 배경으로 하여 새로 출범한 정부는 개혁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였다.  청와대 개방과 안가의 폐쇄로 시작된 개혁은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와 비리 국회의원의 숙정사태로 이어지면서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획득하였다.  특히 정치적 차원의 개혁은 정치관계법이 통과됨으로써 일단 제도화의 문턱을 넘어섰다.
      그러나 개혁에 대한 사전준비의 부족으로 인해 문민정부도 또 국민의 정부도 출범 직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시행착오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가장 높은 정치권과 행정관료 부분에서 개혁의 지체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혁의 향배에 따라 크게 달라지게 될 것이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우리 사회의 모든 역학관계가 개혁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개혁의 직접적 결과만이 아니라 정치 · 사회적 파급효과에  대해서까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개혁이 제도화되기 전에 개혁의 향배를 결정짓는 것은 일차적으로 인사이다.  또 개혁을 제도화했다 하더라도 제도화된 개혁을 통하여 개혁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서는 제도화된 개혁을 개혁적 방향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인적 자원이 필요하다.
      크게 볼 때 지금까지의 개혁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어떠한 수구세력도 개혁을 공공연하게 비난하지는 못할 만큼 개혁은 이미 하나의 시대정신으로 자리잡았다.  좀더 적극적으로 말하자면 지금까지의 개혁성과만 으로도 개혁은 사람들에게 마치 공기와 물과 같은 필수불가결한 생존조건으로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그 러므로 문제는 사람이다. 개혁의 계속적 추진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제기되는 ‘사람’문제는 단순한 개인들의 집합이 아니라 개혁주체세력의 형성문제이다. 각 개인이 얼마나 개혁적이 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권력을 행사하는 권력 주체가 얼마나 개혁적이냐 하는 것이다.  다시 웹 개혁의 전망은 궁극적으로 개혁주체세력의 결집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는 바이지만 개혁의 전망은 개혁주체세력의 구축여부에 달려 있다.  개혁을 대세로 만들고 대중이 구체적인 생활상의 문제로부터 개혁의 흐름에 동참하고 개혁주체세력이 이를 선두에서 이끌어갈 때 비로소 개혁은 성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개혁주체세력의 형성에 실패할 경우 개혁은 수구의 늪에 좌초할 것이다.  개혁이 상대하고 있는 것은 수구적인 몇몇의 정치인이나 권력자가 아니라 수구세력 전체이기 때문이다.
      개혁세력은 여야 정치권에 모두 산재해 있고 시민사회단체에도 있으며 각 지역주민단체에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전문가집단도 개혁에 동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문제는 이렇듯 각계각층의
광범위하게 산재해 있는 개혁세력과 개혁인사들을 하나의 틀로 결집시키는 것이다.  그럴 때야만 개혁세력은 하나의 의미 있는 집단으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6·3 학생운동세대의 시대적 사명은 여기에서 주어진다.  30여 년의 군부권위주의시대를 넘어서 출범한 문민 내지 국민정부의 민주화와 개혁을 성공시키는 것,  바로 그것이  6·3세대의 역사적 사명이다.
      문민 내지 국민정부의 개혁은 우선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일에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곧 민족적 자주와 평화적 통일로 이어지는 민족적 개혁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렇게 개혁을 민주주의와 민족자주와 평화통일이라는 국민적 민족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까지 확장시켜가는 것도  6·3 학생운동  주역의 과제이다.  그것만이  6·3 학생운동의 이념과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6·3세대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는 단기적·직접적인 것이며,  둘째는 장기적·포괄적인 것이다.
      첫번째,   단기적·직접적인 과제는 현 한국정부의 개혁이 계속 확대·발전해 가도록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주의와 민족자주 및 평화통일의 과제가 왜 개혁의 정신이자 이념이어야 하는가를 우리의 역사 속에서  분명하게 날벼내어야 하며,  현 한국정부가 이를 실현해갈 수 있도록 사회적·정치적 공론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국민적 힘을 모아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개혁의 확산을 위해 각계각층에 포진해 있는 개혁세력과 더불어 구체적인 개혁실천을 조직해야 한다.
      두번째,  장기적·포괄적인 과제는 개혁이 갖는 미래지향성이 적극 발현되도록 하는 것이다.  개혁은 다원적 침여민주주의를 범사회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며, 개방적 민족주의에 바탕한 호혜평등한 국제평화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며,  사람
이 사람답게 사는 정의로운 민주적 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과제의 실현을 위해서는 투철한 역사관과 사회발전에 대한 믿음을 체현한 새로운 사회주도세력의 진출이 있어야만 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6·3세대는 새로운 사회주도세력이 진출하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개혁은 정치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측면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개혁과 민주화가 우리 사회에 뿌리박기 위해서는 사회의 모든 부분에서 개혁을 떠받치는 개혁주도세력의 주체적 실천이 있어야만 한다.  6·3세대는 이 사회개혁, 경제개혁,  문화개혁의 임무도 떠맡지 않으면 안 된다.
      6·3 학생운동이 전개된 지 어언  35년,  우리는 그동안 조국의 눈원 발전상을 몸으로 겪었고,  또 그만큼의 문제점과 모순의 누적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반대와 투쟁 ’의  6·3 학생운동세대는 이제 그간의 발전을 계승하는 한편 누적된 문제점을 발전적으로 해소해야 하는 문제해결의 세대로 성 숙했다. 우리에게 맡겨진  이 역사적 사명은 어려운 만큼 소중하다.  30여 년의 군부독재 권위주의시대를 마감하고 새롭게 출범한 정부의 개혁이 아직도 헤게모니를 관철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우리들의 역사적 사명은 더욱 무겁다.  우리가 투쟁과 항거의  6·3 학생운동의 정선을 오늘에 되살리끄냐댄 것도 이 역사적 사명의 무게를 더욱 무겁게 느끼기 때문이다.